강남훈 주필의 신인물기행-하동 슬로푸드 이강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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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슬로푸드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20-08-2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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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행복한 부자농업 타운 만드는 것이 꿈”

출처 : 경남도민신문(http://www.gn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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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로스에서 전문농업인으로…2010년 창업

산나물·녹차·호박·배·감 등 계절별 특화
하동 청정농산물 ‘건강한 먹거리’ 생산 판매
미국·호주 등 해외 수출, 농민소득 증대 한몫

경남 하동군 하동읍 화심길 317-22에 위치한 슬로푸드(SLOW FOOD). 이 회사 이강삼 대표(48)를 만난 것은 지난달 19일 오후였다. 태풍 다나스의 영향 때문인지 비가 세차게 내렸다. 슬로푸드로 가는 길 양편엔 하동배 재배단지가 있다. 농장에서 배를 따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농막들이 있고, 예쁜 농장간판도 눈에 들어왔다.

슬로푸드는 주로 하동에서 생산되는 지역 농산물을 가공해 국내외에 판매하는 회사다. 회사 로고는 거북이다. 특이한 것은 거북이 등에 하동의 명물 녹차 잎이 그려져 있다. 거북이가 녹차 잎을 지고 가는 모습이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를 연상케 한다.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이 대표에게 회사이름을 슬로푸드로 지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하동이 세계 111번째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슬로푸드는 ‘바른 먹거리 운동’입니다. 1986년 이탈리아 로마에 햄버거 가게가 오픈되면서 시민들이 패스트푸드(FAST FOOD)에 반대하는 슬로푸드 운동을 펼쳤고, 이 운동이 슬로시티 운동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천혜의 생태계를 지니고 있는 하동의 좋은 농산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내겠다는 뜻을 담은 것입니다.”

-회사 로고의 거북이는 무엇을 뜻하는지요?
▲원래 슬로푸드 운동의 로고는 달팽이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느린 동물이죠. 거북이를 (로고로)한 이유는 수륙(水陸)양생 동물이자, 가장 오래 사는 장수(長壽)동물입니다. 하동이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산과 바다 두 개의 국립공원(지리산과 한려해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솝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거북이가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깁니다. 도시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직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우리 농민들의 뜻을 나타낸 것입니다. 여기다 하동의 명물 유기농 야생녹차까지 담아 굴뚝 없는 하동의 청정농업을 세상에 널리 알리려는 의미도 있습니다.

-주로 하동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판매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저희 회사는 하동에서 생산되는 산나물, 녹차, 매실, 배, 호박, 대봉감 등이 주 아이템입니다. 계절별 농산물을 특화시켜 놓은 것이지요. 봄에는 산나물과 녹차, 여름에는 매실, 8월말부터 9월에는 호박, 10월에는 배, 11월에는 대봉감 등을 시작으로 해서 1년 중 7, 8월을 빼고는 매일 바쁘게 움직입니다.

-판매는 어떤 형태로 하나요.
▲원물로 판매를 할 때도 있지만, 주로 가공된 제품을 판매합니다. 봄에는 건고사리, 건취나물 등 지리산의 향긋한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산나물을 판매합니다. 이경숙 명인의 ‘햇차원’에서 만든 녹차 역시 저희 회사의 대표 상품입니다. 해발 400m가 넘는 지리산 차밭 골에서 야생차 잎의 어린새순을 정성껏 채엽, 부초제다법(釜炒製茶法)으로 직접 덖어 제다한 전통야생 수제차로 최고의 품격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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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 배 등은 해외로 수출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매실(처음매실) 선별장이 있는 이곳에 2012년 현재 공장을 지었습니다. 하동에는 매실 재배농가가 1600여 호에 달할 정도로 주산단지입니다. 매실을 선별하는데 한 달 정도 걸립니다만, 저희들이 필요한 량 전량을 선별장에서 수매 합니다. 1년 수매량은 200t 가량 됩니다. 품질이 좋은 것은 직접 판매하고 나머지는 매실 진액을 담아 국내 홈쇼핑이나 업체 등에 납품하고, 미국, 호주, 동남아 등에 수출도 합니다. 매실 장아찌도 신제품으로 나왔습니다. 배즙은 저희 회사 주력 상품입니다. 배즙은 보통 열탕으로 만들고 있으나, 저희는 생착즙 방법을 사용합니다. 물 한 방울 없이 배 원물 그대로 즙을 만들다보니, 굉장히 맑고 깨끗하고, 신선해 거의 매진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아주 높습니다. NS 홈쇼핑 4년 연속 히트상품으로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현재는 (210여 농가로부터)연간 300t 정도 가공 배를 매입하고 있으나 진행 중인 공장 증설이 끝나면 생산자단체와 협의해 연간 600t 정도로 늘릴 계획입니다.

슬로푸드 생산 제품 설명에 열중하던 이 대표는 해마다 9, 10월에 열리는 하동 코스모스 호박 메밀 축제 얘기를 꺼냈다. 처음에는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였으나 볼거리가 약해 지난해부터 이 고장의 명물 호박을 추가했다. 관광객들의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덕분에 축제는 성공했으나 문제는 모아두었던 호박의 뒤처리였다. 팔 곳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예전부터 임산부가 출산을 하고 난 뒤 부기를 빼기 위해 호박을 고아 먹었던 점, 피부를 재생시키는데 호박이 탁월한 효과가 있는 점 등에 착안해 축제장에 쌓아두었던 늙은 호박 전량(100t 가량)을 사들였다. 그동안 배즙을 만들면서 축적해 놓은 기술력으로 호박생착즙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호박생착즙을 만들겠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는 일종의 모험이라고 볼 수 있었겠네요?
▲늙은 호박에서 물 한 방울 섞지 않고 즙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그동안 축적해 놓은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 했습니다. 냉동과 해동을 하는 과정에서 조직이 허물어지면서 자연 상태의 생즙을 짜내는 것이지요. 호박 생착즙은 저희들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호박을 중탕으로 즙을 만들 경우 소비자들의 기호도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생착즙은 맑고 시원하고, 호박 향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홈쇼핑과 입소문을 통해 아름아름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지금 현재 준비 중인 공장증설이 끝나면 내년부터는 계약재배 등을 통해 호박수매를 늘릴 계획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호박 재배 농가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가격문제 등도 농민들과 협의해 정할 것입니다.

-호박이 지니고 있는 장점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호박은 다른 농작물과는 달리 빈 땅이나 빈 과수원 등 물 빠짐이 좋은 곳이면 어디든 재배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특히 수확시기도 길고 조절 할 수 있어 현재 우리 농업의 여건과 맞아 떨어집니다. 하동이 힐링농업, 관광농업, 장수농업, 생태농업을 추구하고 있는데 호박이 가장 적합한 작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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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대봉감도 유명하지요.
▲대봉감 시배지가 악양면입니다. 감 중의 으뜸으로, 최상품입니다. 값도 비싸 농가소득 증대에 한 몫 합니다. 생산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간혹 기상 등의 영향으로 B등급이 시장에 싼 가격으로 나와 가격을 초토화 시킬 때가 있습니다. 3년 전입니다. 악양농협에서 200t 가량 남았다고 해서 고민을 하다 전량 매입해 곶감과 감 말랭이를 만들었습니다. 이게 시작입니다. 곶감(왕의 곶감)은 국내에 판매하고, 감말랭이는 미국과 호주에 전량 수출합니다. 역시 국내외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대이상으로 좋아 우리 회사의 주력 상품 중 하나입니다.

하동군 악양면 출신인 이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수 수산대 항해학과로 진학했다. 마도로스가 그의 꿈이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항해사로 5년간 원양어선을 탔다. 당시 마도로스는 일정기간 원양어선을 탄 뒤 대부분 수산회사에 취직해 직장인의 길을 걸었다. 그도 그럴 생각이었다. 하지만 1999년 5월 배에서 내린 그는 하동 집(어머니 이경숙 명인이 운영하는 햇차원)을 온 뒤 생각이 바뀌었다. “그해 5월 8일로 기억됩니다. 비가 온 뒤였는데 꽃이 피고 구름이 낮게 깔려있는 것을 본 순간,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길로 농업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농업은 순탄치 않았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는 그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감 농사를 지은 것을 통째로 날렸다. 떨어진 감은 맛은 있었지만 상품가치가 없었다.

이때 그는 깨달은 것이 있었다. ‘과일은 맛있고, 예쁜 것을 보고 유통 가치를 매겨 판매하지만, 가공은 과일이 가지고 있는 기능적 특징을 이용해 판매하는 것이다’였다. 다니던 경상대학교 식품가공학과 대학원에서 가공분야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진주바이오센터에서 4년간 연구실을 운영하며 농식품 가공분야 전문가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10년 농식품 가공전문회사인 슬로푸드를 창업했다. 경남벤처농업협회(현 부회장) 등 농업단체에서 활동한 것이 큰 힘이 됐다. 또 산나래 등 농업회사법인들과 끈끈한 협력관계를 형성한 것도 유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회사는 날로 성장했다. 벌써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직원 20여명이 그와 함께하고 있다.

-유통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농민들 입장에서 보면 유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당면 현안 아닌가요?
▲농산물을 계절별로 수확하다보니 전문생산만 했지, 전문판매, 전문유통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대형마트 등은 유통의 전문가들로 포진해 있습니다. 농민들이 유통에서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생산, 가공, 판매를 전문으로 할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합니다.

-해외 수출도 더 늘릴 계획은 없으신지요?
▲올해부터는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배즙은 물론 신제품인 ‘목애(愛)배도라지’ 진액이 효자상품이 될 것입니다. 목애(愛)배도라지 진액은 기관지천식에 아주 좋아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 동남아시장에서 호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슬로푸드를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은가요?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 이솝우화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농업 타운을 만들고 싶습니다. 특히 농업인과 서로 상생하고, 즐기면서 행복한 농업, 건강한 농업, 부자농업을 추구할 것입니다. 앞으로 가공기술을 더 개발하고, 회사 브랜드도 키워 하동의 농산물을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도록 해 지속가능한 농업 회사로 남을 수 있도록 꿈꾸고 있습니다. 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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